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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선생님과 과외 샘, 그리고 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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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t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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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스타터
 

#1. 유튜브는 대답이 없다

"아니, 영상에선 그냥 '당기라'고만 했잖아!"

나는 유튜브 기초 강의를 열 번째 돌려보는 중이었다. 영상 속 교관은 너무나 평온하게 "활주로가 시야에 꽉 차면 부드럽게 당기세요"라고 말하며 사뿐히 착륙했다.

하지만 내 비행기는 달랐다. 몇 번을 똑같이 따라하며 조종간을 당겼는데 활주로에 처박히거나, 다시 튀어 올라 저 멀리 활주로 밖으로 날아가 버리기 일쑤였다.

"도대체 얼마나 당기라는 거야? 부드럽게가 얼만큼인데?"

화면을 향해 따져 물었지만, 유튜브 선생님은 묵묵부답이었다. 댓글창을 뒤져봐도 "더 연습하세요" "잘하면 됩니다" "감각을 익히셔야 합니다"라는 막연한 답변뿐. 혼자 하는 독학(Self-study)의 한계가 명확했다.

나는 결국 메타파일럿 아카데미의 [실시간 튜터 매칭]을 클릭해서 그를 호출했다.

#2. 구세주 '레이'를 만나다

대기 중인 교관 목록에는 여러 프로필이 떠 있었다. 그중 '레이(Ray)'라는 튜터의 소개글이 눈에 들어왔다.

"비행, 어렵지 않아요! 왕초보 전문, 칭찬으로 춤추게 해드립니다."

"칭찬?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데."

망설임 없이 [과외 신청] 버튼을 눌렀다. 잠시 후, 디스코드 알림음과 함께 명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카야 님! 튜터 레이입니다. 유튜브 강의 보고 오셨다고요?"

"네... 영상 보고 똑같이 했는데 자꾸 추락해요. 제가 재능이 없는 걸까요?"

"에이, 무슨 말씀을요. 영상을 보고 혼자 이륙까지 하신 것만 해도 대단한 재능이에요! 착륙은 원래 혼자 하기 힘들어요. 제가 옆에서 봐드릴게요. 화면 공유 켜보세요!"

#3. 모니터의 2차원 장벽

레이 튜터의 실시간 코칭을 받으니 훨씬 나았다. "지금 속도 줄이세요!", "조금 더 왼쪽!" 옆에서 누가 말해주니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여전히 마지막 순간, '착륙(Landing)'에서 막혔다.

"카야 님, 지금 진입 고도가 너무 높아요. 활주로가 안 가깝게 느껴지세요?"

"모르겠어요... 모니터로 보니까 이게 땅에 닿은 건지 떠 있는 건지 감이 안 와요."

평평한 2D 모니터 화면으로는 튜터가 말하는 고도감과 원근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음... 아무래도 안 되겠네요. 카야 님, 지금이 바로 '그 아이템'을 쓸 때입니다."

"그 아이템이요?"

"착륙 감각 익히는 데는 VR만 한 게 없거든요. 지금 '착륙 훈련용 VR 대여(3~5일)' 신청하세요. 딱 며칠만 빌려서 감 잡으면, 모니터로도 충분히 할 수 있게 될 거예요."

#4. 처방전: 메타퀘스트

이틀 뒤, 메타파일럿 로고가 박힌 상자가 도착했다. 로고와 다르게 상자속 내용물은 메타 회사에서 만든 메타퀘스트 VR 헤드셋이었다. 나는 레이 튜터와의 수업 시간에 맞춰 기기를 셋팅하고 머리에 썼다.

"와..."

모니터라는 사각 틀이 사라지고, 내가 진짜 조종석에 앉아 있는 세상. 레이 튜터의 목소리가 헤드셋을 통해 깨끗하게 들려왔다.

"어때요? 공간감이 좀 느껴지세요?"

"네, 대박이에요! 날개 끝이 손에 닿을 것 같아요."

"자, 그 상태로 활주로를 다시 한번 봐보세요. 아까랑 다를 거예요."

나는 고개를 빼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모니터에서는 그저 납작한 회색 띠였던 활주로가, 지금은 저 까마득한 아래에 입체적으로 놓여 있었다.

"보여요... 내가 얼마나 높이 있는지, 활주로가 얼마나 멀리 있는지 그냥 느껴져요!"

"그렇죠? 인간은 두 개의 눈으로 거리를 알거든요. 모니터에서 느끼기 어렵죠. 자, 이제 그 '거리감'을 믿고 다시 한번 착륙해 봅시다."

 

#5. 감각이 깨어나다

엔진 소리가 울리고, 나는 다시 활주로를 향해 기수를 내렸다. 이번엔 달랐다. 땅이 다가오는 속도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아직 높아... 조금 더... 조금 더...'

계기나 머리로 계산할 필요가 없었다. 눈앞에 점점 다가오는 활주로 높이와 질감이 내 손을 이끌었다.

"지금이야!"

조종간을 부드럽게 당겼다. 비행기가 살짝 솟더니 이내, 끼익- 경쾌한 타이어 소리와 함께 비행기가 활주로에 안착했다. 튕기지도, 처박히지도 않은 완벽한 착륙.

"나이스!! 카야 님, 방금 진짜 파일럿 같았어요! 봤죠? 장비빨이 이렇게 중요하다니까요!"

레이의 환호성에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유튜브로 헤매던 내가, 튜터의 코칭과 VR이라는 무기를 만나 비로소 '착륙'이라는 첫 번째 벽을 넘은 것이다.

"감사해요, 쌤! 저 이거 5일 동안 빌린 거죠? 경치도 구경하며 뽕을 뽑을 때까지 연습할게요!"


이 주제는 1개월 전 2 회에 GGsF 님이 수정했습니다.
 
게시됨 : 06/12/2025 5: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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