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예민한 야생마 길들이기 (BF-109 G2)
[Chapter 4] 허공에 물 뿌리기 (폭격기 요격 훈련)
1. 레이 쌤의 물 뿌리기 이론
<화면: 구름 위 2,000m 상공. 지정한 경로로 비행 중인 BF-109>
"자, 오늘의 훈련은 드디어! '실전 사격 훈련'입니다!"
나는 비장하게 외치며 조종간의 '기관포 발사 버튼'을 비췄다. 발사 버튼이 "나를 눌러줘"라고 유혹하고 있었다. 하지만 레이 쌤은 시작부터 김을 뺐다.
"카야 님, 혹시 정원에 물 줘보셨나요?"
"네? 물이요? 갑자기요?"
"비행기 사격은 총을 쏘는 게 아니라, '물 호스로 뛰어가는 사람을 맞히는 것'과 비슷하거든요. 어떤 사람이 오른쪽으로 뛰어가면 그 사람한테 물을 뿌리면 맞나요?"
"아니요? 그 사람이 '도착할 즈음'에 미리 뿌려야죠."
"역시. 정답입니다. 그걸 이 바닥에서는 '리드(Lead) 사격'이라고 부릅니다. 공중의 목표물은 가만히 있지 않아요. 무려 시속 300~400km로 움직이죠. 게다가 총알도 날아가는 데 시간이 걸리고요. 그래서 우리는 총알과 적기가 만나는 지점을 향해 쏘는 겁니다."
"네... 이해돼요. '적의 미래를 향해 쏴라'."
2. 덩치 큰 먹잇감의 유혹
"이번 사격 훈련 대상은 폭격기입니다. 적 꼬리에 가까이 붙어서 조준경을 보고 사격하면 됩니다."
훈련 공역에 들어서자, 전방 1km 지점에 거대한 기체가 나타났다. 훈련용 표적인 He-111 폭격기였다.
"와, 진짜 크다! 눈 감고도 맞히겠는데?"
폭격기는 느릿느릿 수평으로 날고 있었다. 사격 훈련을 위한 가상의 AI 적기였다. 나는 자신만만하게 스로틀을 밀고 선회하며 표적의 꼬리 쪽으로 천천히 거리를 좁혔다.
Revi 조준기의 주황색 십자선 안에 폭격기의 뚱뚱한 몸통이 꽉 찼다.
"딱 걸렸어. 잘 가라!"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조종간에 달린 기관포와 기관총 버튼을 동시에 눌렀다.
두두두두둥-!
기체가 심하게 덜덜거리며 불꽃과 연기를 뿜어냈다. 20mm 기관포의 묵직한 반동이 손끝에 전해졌다. 타격감은 최고였다.
하지만 폭격기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멀쩡히 비행하다가 공격을 받고 선회를 시작했다.
"뭐지? 빗나갔나?"
내 기체의 움직임 때문에 사격 시 조준선이 흔들려서, 그 큰 덩치도 쉽게 맞지 않았다. 거리가 좀 멀었다. 나는 다시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부드럽게 접근하고 사격 버튼을 지그시 눌렀다.
"Guns! Guns! Guns!"
슈슝!
내 총알들은 폭격기의 꼬리 날개와 양 날개, 그리고 동체를 향해 예쁘게 빨려 들어가듯 박혔다. 큰 덩치의 원하는 부위를 조준경 한가운데에 넣고 사격했다!
3.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쏴라
"카야 님, 적기 꽁무니에서는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유효 사격 거리에서 쏴야 합니다. 너무 멀면 총알의 파괴력이 떨어지고, 너무 가까이서 쏘면 충돌하거나 파편에 맞아 추락합니다."
"아니, 파편에 맞는다고요?"
"네. 폭격기가 터질 때 나오는 파편은 총알이나 다름없습니다. 게다가 폭격기 꼬리의 기관총 사수도 카야 님을 향해 사격할 겁니다. 정신 바짝 차리세요."
레이 쌤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차갑게 들렸다. 나는 긴장하며 다시 접근했다. AI 폭격기는 나를 발견하고 피하려고 선회했지만, 워낙 덩치가 크고 느려서 여전히 유유히 날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폭격기 기관총 사수의 총알이 불똥처럼 날아왔지만 아직 큰 위협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조준선을 엔진에 두었다. 짧게, 그리고 길게 사격했다.
콰콰콰쾅!
20mm **미넨게쇼스(Minengeschoss, 독일의 고폭탄)**가 발사됐다. 노란 예광탄들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폭격기 엔진룸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퍼버벙-!
"헉!!"
폭격기의 오른쪽 엔진에서 시뻘건 불기둥이 솟구쳤다. 날개가 뚝 부러져 나가며 거대한 기체가 나선을 그리며 추락하기 시작했다.
[TARGET DESTROYED]
4. 짜릿함, 그리고 편집의 기술
"와아 봤어요?! 쌤, 맞았어! 엔진에 정확히 맞았어!!"
나는 방 안에서 환호를 질렀다. 기관포의 사운드는 타격감을 한층 높여주었다. 그건 마치 골대 구석으로 공을 차서 넣는 느낌이랄까? 아니, 내가 미래를 예지한 느낌이었다.
"Good Shot. 그런 게 바로 손맛입니다. BF-109는 무장이 기수(Nose-mounted)에 모여 있어서, 조준만 잘한다면 쭉쭉 뻗어나가니까 백발백중이죠."
나는 흥분을 가라앉히며 카메라를 향해 '엄지 척'을 날렸다.
"여러분, 보셨어요? 사격 잘하는 파일럿을 '탑건'이라고 한대요. (으쓱) 사실 처음 쏠 때 빗나간 건... 음... 경고 사격이었던 거 아시죠? "
물론, 편집 없이 '개그 영상'으로 올라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