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3] 초음속의 하늘 : 날개 달린 슈퍼컴퓨터 (F-16C Viper)
Phase 1. 잠자는 독사를 깨워라 (기초 비행)
[Chapter 3] 생각하는 대로 움직인다 (Performance & FBW)
1. 추락하지 않는 비행기
이륙 후 고도 15,000피트까지 올랐고 구름이 발아래 하얗게 깔려 있었다.
"오늘 훈련은 바이퍼 전투기의 성능 테스트다. 카야, BF-109 탈 때 기억나? 속도가 느릴 때 조종간을 확 당기면 어떻게 됐지?"
"바로 실속(Stall)에 걸려서 빙글빙글 돌며 추락했습니다. 저속에서 급선회하다가 몇 번 죽을 뻔했죠."
"좋아. 그럼 지금 스로틀을 끄고, 속도가 200노트 이하로 떨어지면 조종간을 끝까지 당겨봐."
"네? 이 속도에서요? 그럼 바로 스핀 걸려서 추락할 텐데요?"
"한번 당겨 봐. 훈련이야."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스로틀을 줄였다. 속도가 줄어들었다. 비행기가 휘청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조종간을 뒤로 팍 당겼다. BF-109였다면 세상이 뒤집혔을 순간이다.
2. 보이지 않는 손 (Fly-By-Wire)
...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비행기는 기수를 쳐든 채 안정적으로 하강만 할 뿐, 뒤집히거나 스핀에 빠지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조종간을 흔들어도 비행기는 요지부동, 딱 버틸 수 있는 한계까지만 움직였다.
"이게... 뭐죠? 왜 안 뒤집혀요?"
"그게 바로 **플라이 바이 와이어(Fly-By-Wire)**다. 네가 조종간을 당기면, 컴퓨터는 '기수를 들어라'는 명령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 당기면 추락한다'고 판단해서 네 명령을 적당히 무시하고 기체를 안정시키는 거지."
"와... 제가 실수하지 않도록 컴퓨터가 막아주는 거네요?"
"그렇지. 넌 비행 역학을 고민할 필요 없어. 그건 비행 제어 컴퓨터가 한다. 넌 오직 '어디로 갈지', '무엇을 쏠지'만 생각하면 돼. 그게 이 독사(Viper)의 무서움이다."
3. 중력이라는 이름의 괴물 (9G Test)
"컴퓨터 성능은 확인했으니, 이제 '인간 성능'을 테스트한다. 초음속 제트기 조종사에게 가장 위협적인 적은 바로 **고하중(G-force)**이다."
씨걸 교관의 지시사항이 많아졌다.
"속도 450노트 (시속 약 833km/h) 유지. 스로틀 최대로 밀고 수평 선회 실시. 목표는 **9G(중력의 9배)**다."
"구... 9G요? 사람이 버틸 수 있습니까?"
"내 구령에 맞춰. 3초 뒤 시작. 힙(Heep)! 흡! 다리와 배에 힘 꽉 줘!"
나는 스로틀을 최대로 밀고 조종간을 옆으로 꺾으며 강하게 당겼다.
쿠구구구구―!
선회를 시작하자 순간, 보이지 않는 코끼리가 내 가슴 위에 올라앉은 것 같았다. 아니, 전신의 피가 발가락으로 쏠려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으으윽...!!"
내 몸무게가 9배로 늘어났다. 60kg인 내 몸이 순식간에 540kg이 된 것이다. 헬멧이 바위덩어리처럼 무거워 고개를 들 수 없었고, 허벅지와 종아리를 감싼 G-슈트(G-Suit)는 피가 쏠리는 것을 막으려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4. 터널 속의 시야 (G-LOC)
"힘 줘! 숨 내쉬지 말고 끊어 쳐! 힉! 힉!"
씨걸 교관의 목소리가 멀게 들렸다. 눈앞의 시야가 가장자리부터 까맣게 흐려지기 시작했다. **터널 비전(Tunnel Vision)**이었다.
'안 돼... 기절하면 죽는다...'
뇌로 가는 피가 부족해지고 있었다. 시야가 점점 좁아져 바늘구멍만 한 빛만 남았다. 나는 있는 힘껏 배에 힘을 주며 특수 호흡법(L-1 Maneuver)을 실시했다.
"흡! 크흐읍! 힉! 힉!"
"낙 잇 오프(Knock it off)! 조종간 풀어!"
조종간을 놓자마자 압력이 싹 사라졌다. 좁아졌던 시야가 다시 환하게 돌아왔다.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의자에 늘어졌다.
"후우... 진짜... 눈앞이 깜깜해지네요."
"잘 버텼다. 방금 9.2G 찍었어. 기체는 멀쩡하지? F-16은 9G도 거뜬해. 항상 조종사가 먼저 의식을 잃어서 문제지."
실제 전투기 파일럿만이 겪는다는 블랙아웃(Blackout) 현상. 화면이 어두워지며 시야가 흐려지는 그 공포를 가상의 대화로 생생하게 체험한 순간이었다.
5. 소리의 벽을 넘어 (Mach 1.0)
"고생했어. 마지막으로 선물이다. 고도 30,000피트까지 상승해서 풀 파워로 달려봐."
나는 기진맥진한 상태로 고도를 높였다. 공기가 희박한 고공에서 애프터버너를 켜자, 계기판의 마하(Mach) 수치가 0.9... 0.95... 를 지나 1.0을 넘겼다.
콰광! (외부에서는 소닉붐의 굉음이 들렸겠지만)
조종석 안은 오히려 고요해졌다. 진동이 사라지고, 기체는 마치 얼음판 위를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나아갔다. 속도계는 마하 1.2를 가리키고 있었다. 내 목소리보다 비행기가 더 빨라진 순간이었다.
"어때? 초음속의 세계가?"
"고요하네요. 그리고... 정말 빠릅니다."
BF-109의 야생마 같던 진동은 없었다. 오직 차가운 지성과 압도적인 속도만이 존재했다. 나는 이제야 내가 진짜 '소리의 벽을 넘은 비행기'에 타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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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lephant_Sit: 놀이기구 바이킹이 2G 정도 아닌가? 9G.... 압박이 엄청 날 거 같은데? ㄷㄷ
😵 Blackout: 카야 님 방금 숨소리 ㅋㅋㅋ "힉! 힉!" 저거 실제 전투조종사 호흡법(L-1) 맞음. 안 저러면 바로 기절(G-LOC)해서 요단강 건넘.
💻 FBW_Master: 야생마 타다가 FBW 타면 진짜 신세계지. "어? 이게 안 뒤집혀?" 마음껏 땡겨도 됨 ㅋㅋㅋ
🚀 SonicBoom: 마하 돌파할 때 계기판 흔들림 멈춤은 레알 디테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