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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침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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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침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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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t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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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예민한 야생마 길들이기 (BF-109 G2)

[Chapter 6] 땅은 침대가 아니다 (지상 표적 기총소사)

1. 멈춰있는 표적? 껌이지!

"자, 오늘의 훈련은 지상의 표적 사격입니다. 저 아래 보이는 트럭을 부수면 됩니다."

나는 콧노래를 불렀다. 하늘에서 미친개처럼 날뛰는 전투기도 잡았는데, 땅에 가만히 주차된 트럭? 이건 뭐 누워서 떡 먹기지.

"여러분, 이번 판은 보너스 게임입니다. 지난번 훈련 스트레스도 날릴 겸 시원하게 박살 내고 올게요!"

나는 기수를 아래로 푹 숙였다. 저 멀리 개미처럼 보이는 트럭 한 대가 보였다.

"카야 님, 방심하지 마세요. 땅은 가장 위협적인 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요. 내려갈 땐 실수하면 바로 죽음입니다."

레이 쌤이 무서운 소리를 했지만 내 귀엔 잘 들어오지 않았다. 이미 내 눈은 트럭 조준에 고정되어 있었다.

2. 빨려 들어가는 시야 (Target Fixation)

BF-109가 가파른 각도로 급강하를 시작했다. 중력 가속도가 붙으면서 속도가 미친 듯이 빨라졌다. 500km/h, 600km/h...

조준경 안에 트럭이 점점 커졌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까이 가서 쏘면 확실하게 터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직 아니야. 더 크게 보일 때까지.'

트럭의 짐칸 디테일이 보일 정도로 가까워졌다. 마치 블랙홀처럼 표적이 나를 빨아들이는 것 같았다. 내 모든 신경이 조준경 안의 저 트럭 하나에 쏠렸다. 고도계가 미친 듯이 돌고 있다는 사실도, 땅바닥이 무서운 속도로 솟아오르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렸다.

3. 죽음의 문턱에서 (PULL UP!)

"카야 님!! 당겨요!! PULL UP!!"

레이 쌤의 다급한 비명이 헤드셋을 찢을 듯이 울렸다.

"어?!"

정신을 차려보니 트럭이 바로 코앞, 아니 내 얼굴 바로 앞에 있었다. 나는 기겁을 하며 조종간을 배 쪽으로 있는 힘껏 당겼다.

"으아아악!!"

쿠구구구―!

엄청난 하중이 내 몸을 짓눌렀다. 모니터 화면의 시야가 잠시 까맣게 변했다. 다행히 비행기 배 부분이 나무 꼭대기를 스치고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후두둑! 간신히,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로 땅바닥과의 충돌을 피했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다.

4. 욕심이 부른 최면

고도를 다시 높이고 수평 비행으로 돌아왔을 때, 내 손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후우... 카야 님. 방금 진짜 죽을 뻔했어요. 그걸 전문 용어로 '목표 고착(Target Fixation)'이라고 합니다."

레이 쌤도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목표물에 너무 집중하면 거리 감각을 상실하고 최면에 걸린 것처럼 땅으로 돌진하게 됩니다. '조금만 더, 한 방만 더' 하다가 그대로 땅에 꽂히는 거죠. 초보자들이 지상 공격에서 제일 많이 죽는 이유 1위입니다."

"와... 진짜 홀린 것 같았어요. 트럭밖에 안 보였어요."

"욕심 버리세요. 안 맞을 것 같아도 정해진 안전 고도가 되면 무조건 **이탈(Break away)**해야 합니다. 살아남아야 다음 기회도 있는 거니까요."

5. 치고 빠지기 (Hit and Run)

다시 시도. 이번엔 규칙을 정했다. '적당한 강하각과 속도로 진입하되, 안전을 위해 고도 300m가 되면 사격을 멈추고 무조건 기수를 든다.'

자, 다시 강하 시작. 트럭이 보인다. 조준경에 트럭이 들어왔다. 거리가 아직 좀 멀게 느껴졌지만, 욕심을 버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두두두둥!

기관포탄이 지면에 작렬하며 흙먼지를 일으켰다. 몇 발은 빗나갔지만, 그중 두어 발이 트럭 엔진룸에 꽂혔다.

콰광!

트럭이 화염에 휩싸였다. 나는 폭발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목표물 카메라' 버튼을 살짝 누른 후, 즉시 조종간을 당겨 하늘로 솟구쳤다. 뒤를 돌아보니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성공! 봤죠? 이게 바로 '치고 빠지기' 기술입니다!"

확실히 가까이서 쏘는 것보다 명중률은 떨어졌지만, 안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살아서 전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유튜브 댓글창]

💀 GrimReaper: 와... 아까 첫 번째 다이빙 때 진짜 박는 줄 알았음;; 후덜덜.

🌳 TreeHugger: 나뭇가지 따왔네 ㅋㅋㅋ 랜딩기어에 나뭇잎 껴있을 듯.

🎯 Sniper: 욕심부리면 죽는다. 주식이나 비행이나 똑같네.

 

"여러분, 오늘 배운 교훈. '익절(이익 실현)은 언제나 옳아요.' 더 먹으려다가 상장 폐지... 아니, 비행기 폐차시킬 뻔했습니다. 땅바닥은... 침대가 아닙니다."


 
게시됨 : 25/12/2025 2: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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